이번 시리즈는 단순히 인게임 수행력의 차이보다도 밴픽 단계에서부터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경기였다. 특히 BLG가 앞선 T1전에서 보여준 밴픽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HLE를 압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에 HLE가 시리즈 내내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패배한 경기였으며, 그 과정에서 현재 메타에 대한 양 팀의 이해도 차이가 적지 않게 드러났다.
1세트 요약
[한줄평] 밴픽 단계에서 이미 게임은 기울어졌다.
1세트는 1분 23초쯤 Xun이 상대 블루 진영에 심어 둔 와드 하나로 모든 구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Kanavi가 본 진영 레드 캠프 동선을 돌고 있을 때 Xun이 HLE 쪽 정글에서 카정을 시도했다. 이때 심어둔 와드에 뒤늦게 도착한 kanavi의 위치가 확인되면서 미드 진영으로 ON을 당겨 쓰게 되는데 kanavi 입장에서는 상대 블루로 무조건 들어가야 하는 가불기 상황이 연출된다.
다만, 여기까지는 매우 잘 대처해서 블루를 사냥하는데 성공하는데 그 이후의 장면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Zeus의 점멸과 Delight의 Q-플(점멸)이 각각 따로 들어가면서 Xun을 점사하지 못했고 모두 살아가는 과정에 뒤늦게 도착한 ON의 도발-플(점멸)에 kanavi가 죽게된다. 이 때 빠지던 Delight도 함께 사망하며, 자르반과 아칼리가 각각 1킬을 기록하게 된다.

이후 쉔의 도발-플 때문에 연이은 교전에서 패배하며, HLE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후 HLE는 전 라인에서 주도권 확보에 실패했고, 자연스럽게 Kanavi가 활동할 수 있는 동선 역시 크게 제한됐다. 그 결과, 탑에서 무리한 다이브를 감행하다 Zeus, Kanavi, Delight가 차례대로 죽게 된다.

반면 BLG는 T1과의 경기부터 이어진 전략적 기조를 유지했다는 평이다. 바텀 라인에 후픽을 투자하거나 스왑 구도를 만들어 상대를 카운터치는 형태로 만들었다. 이외에도 3픽 단계에서는 Bin에게 최소한의 라인 유지력이 보장되는 저점이 높은 챔피언을 제공한 뒤 안정적으로 2차 밴 단계로 넘어가는 운영을 반복했다.

문제는 HLE가 이러한 구조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비원딜 바텀 조합에 대한 이해와 대응이 미흡했다. 라인전 단계부터 주도권을 잃었고, 이후 성장한 아칼리가 사이드 라인에서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며 BLG가 원하는 운영 구도를 완성했다.
결국 HLE는 교전과 운영 모두에서 선택지가 제한된 채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2세트 요약
[한줄평] 1세트 내용을 복사 붙여넣기
2세트 역시 밴픽 단계에서 BLG의 우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양대인 감독이 준비한 비원딜 바텀 중심의 구도 설계가 다시 한번 유효하게 작동했으며, HLE는 이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특히 비원딜 구도에서 발생하는 라인 주도권과 시야 장악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상체 3인방은 강가 교전에서 지속적으로 밀렸고, 이에 따라 오브젝트 주도권 역시 자연스럽게 BLG 쪽으로 넘어갔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Delight의 카밀 활용이었다. 픽 자체는 1세트에서 렐이 소비되었기 때문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픽이었다.
카밀 서포터는 특정 구도에서 강력한 진입 각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진입 타이밍 자체를 만들기 어려운 조합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그 결과 바텀 주도권은 BLG에게 넘어갔고, BLG는 이를 기반으로 강가 시야를 선점하며 용 지역 장악을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HLE의 의미 없는 데스를 기록하는 장면까지 발생하며 운영은 더욱 어려워졌다. 결국 BLG는 비원딜 바텀 메타에 대한 차별화된 해석을 다시 한번 증명하며 무난하게 세트 승리를 가져갔다.

3세트 요약
[한줄평] 밸류 픽의 장점을 살리면서 HLE이 큰 골드차로 이겼다.
3세트는 시리즈 흐름이 처음으로 뒤집힌 경기였다. 초반 균열은 미드 라인에서 발생했다.
Knight의 멜이 이른 시간 점멸을 소모하면서 라인전 주도권뿐 아니라 강가 교전 영향력까지 크게 감소했다. 이는 Kanavi의 날카로운 갱킹 판단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멜 입장에서는 점멸이 없는 상황에서 상대의 압박을 감당해야 했고, 조합적으로도 적극적인 활용이 어렵게 되었다. 결국 안정적으로 수비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다만, 이 역시 밴픽 단계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문제였다. 이번 시리즈 전반에 걸쳐 가장 많은 화두가 된 요소가 바로 밴픽이었으며, 3세트 역시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
이후 경기의 핵심은 문도 박사의 성장이었다. 문도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BLG 조합은 이를 제어할 수단이 부족해졌고 특히 스카너와 멜은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기대했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높은 밸류를 확보한 문도 박사를 상대해야 하는 부담만 안게 됐다.
결국 HLE는 조합이 가진 후반 가치(밸류)와 성장 기대치를 충실히 실현하며 큰 골드 격차 속에서 완승을 거뒀다.

4세트 요약
[한줄평] 교전이 왜 이럴까?
4세트는 HLE가 교전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실수를 범하며 주도권을 상실한 경기였다. 초반부터 누적된 작은 판단 미스들이 BLG에게 유리한 포인트로 축적됐고, 이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스노우볼로 이어졌다.
초반에는 kanavi의 연이은 데스가 치명적이었고, 경기 중후반에는 Delight의 플레이가 평소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유충을 두고 싸운 소규모 교전에서 kanavi가 무기력하게 연속으로 2데스하는 장면이 있다.
그 외에도 용 둥지 교전에서 노틸러스의 닻줄 견인(Q), 폭뢰(R)를 활용해 니코를 먼저 압박할 수 있는 장면들이 여러 차례 존재했지만 판단이 늦어지면서 오히려 상대의 이니시에이팅에 끌려 들어가는 상황이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반대로 해석하면 BLG 역시 니코를 활용한 높은 팀파이트 완성도를 보여줬다고 볼 수 있다. 압박과 교전 진입 각도 모두 뛰어났으며, HLE의 대응 실수를 만개(R)로 효과적인 응징을 했다는 평이다.
결국 4세트는 이전 세트와 달리 인게임을 통한 교전 설계 측면에서 BLG가 앞선 모습을 보여준 경기였다.

현재 LCK의 마지막 팀으로 조금 더 힘을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직 패자조를 통해 다시 한번 결승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는 존재하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 중인 메타를 분석하고 새로운 판을 짜보는게 좋을 것 같다.
물론 선수들의 챔피언 풀을 생각해보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한 범위 내 시도해보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에 좋은 소식이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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