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가스인간(ガス人間)'은 공개 전부터 입소문을 타며 기대를 모았던 일본 작품이다. 1960년 개봉한 특촬 영화 '가스인간 제1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원작의 핵심 설정만 유지한 채 전혀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냈다고 한다. 따라서 리메이크가 아닌 원작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창작물이라 보면 좋을 것 같다.


본 작품이 국내에서 입소문을 탄 것은 사실 제작진에 대한 이슈가 가장 크다. 바로 연상호 감독이 총괄 프로듀싱과 각본을 맡았기 때문인데 본 감독은 '부산행'과 '지옥', '군체' 등 독창적인 세계관과의 작품을 선보이며 이미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감독이다.
또한, '종이의 집'과 '개와 늑대의 시간' 등으로 이름을 알린 류용재 작가가 함께 각본에 참여했다고 하여 더욱 기대를 모았다.
익숙한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안정적인 연기
주연은 국내에서도 친숙한 배우 오구리 슌과 아오이 유우가 맡았다. 여기에 히로세 스즈, 하야시 켄토, 우치다 우타 등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며 작품의 중심을 이끈다.
배우들의 연기는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극적인 과장보다는 인물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방식이 작품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특히 오구리 슌은 젊은 시절의 강렬한 카리스마 대신 힘을 덜어낸 절제된 연기를 보여준다. 오히려 지금의 연기 스타일이 작품의 분위기에는 더욱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개인적으로 기대가 컸던 아오이 유우는 다소 무난한 인상을 남긴다. 부족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작품을 압도할 만큼의 존재감은 보여주지 못했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카메라가 만드는 긴장감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요소 중 하나는 카메라 연출이다. 일반적인 드라마처럼 한 구도를 오래 유지하기보다 카메라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인물을 따라가거나 공간을 훑고,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동시키면서 같은 장소조차 새로운 공간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누군가에게는 이러한 촬영 방식이 다소 어지럽거나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적어도 긴장감을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장면에서도 화면이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며, 다음 순간에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을 계속 유지시킨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음악이 분위기를 완성했다
다음으로 본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는 바로 '음악'이다. 특히 사잔 올 스타즈(Southern All Stars)의 'Ellie My Love'는 단순한 배경 음악을 넘어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장치(트리거)로 활용된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음악과 영상의 조화다. 문득 '이 장면에 다른 곡을 넣었다면 지금과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몇몇 장면은 음악이 있었기에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표현된다.
영상과 사운드가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 가운데 하나로 꼽고 싶다.
예상 가능한 이야기, 그러나 끝까지 지루하지는 않다
필자가 느낀 재미에 비해 스토리 자체는 비교적 예측 가능한 편이다. 작품은 빌런의 정체를 끝까지 숨기려 하지도 않고, 전개 역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흐름으로 이어진다.
반전에 의존하기보다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 변화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다. 덕분에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와 각 회차마다 배치된 주요 에피소드 덕분에 끝까지 큰 지루함 없이 시청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아쉬운 걸까?
다만, 마지막에 모습을 드러내는 빌런(카이)의 활용 방식은 작품의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등장 전까지는 마치 모든 사건의 배후에 거대한 진실이 숨겨져 있을 것처럼 긴장감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하지만 정작 그 기대감에 걸맞은 서사나 전개는 보여주지 못한 채 허무하게 마무리된다.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복선이 충분히 회수되지 못하면서 결말의 설득력도 함께 약해진다.
이러한 마무리는 앞서 리뷰했던 '멋진 신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기대감을 극대화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이를 해소하는 과정은 다소 성급하고 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물론 결말을 보면서 '혹시 후속 시즌을 염두에 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치기도 했다. 다만 현재의 완성도와 이야기 구조를 고려하면, 후속 시즌을 전제로 한 열린 결말이라기보다는 다소 아쉬운 마무리에 가까운 인상을 남긴다.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의견으로 작성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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