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리그1에서 열린 '현대가 더비'가 경기 결과보다 판정 논란으로 더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월 11일(토)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와 전북 현대의 맞대결은 전북의 3-1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경기 종료 후 팬들의 관심은 승패보다 전반전 선제골 장면에 과도하게 집중됐다. 과연 해당 장면은 단순한 경기의 일부였을까, 아니면 심판 운영 측면에서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사례였을까.
논란은 심판과 선수의 충돌에서 시작된다
문제가 된 장면은 전반 29분이었다. 울산의 공격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 크로스가 올라왔고, 보야니치가 그 볼을 처리하기 위해 이동하던 과정에서 주심과 충돌이 발생했다.
그 충돌로 인해 보야니치는 정상적으로 공을 처리하지 못했고, 공은 그대로 전북의 역습으로 이어졌다. 결국 전북은 빠른 전환 공격을 통해 김진규의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울산 선수들은 즉시 항의했지만 판정은 그대로 유지됐고, 경기는 재개됐다.


이후 해당 장면이 중계 화면과 다양한 각도의 영상으로 공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보야니치가 먼저 공에 접근하는 장면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공의 진행 방향 역시 울산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물론 '반드시 울산이 공을 소유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소한 정상적인 경합 기회는 심판과의 충돌로 인해 사라진 것이 분명해 보였다.
위치 선정보다 다음 동작에 대한 문제?
주심의 위치 선정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당시 위치는 크로스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일반적인 위치였고, 시야 확보 역시 크게 나쁘지 않았다.
다만 공의 궤적이 형성된 이후의 움직임은 아쉬움을 남길 수 밖에 없다. 주심은 뒤로 물러나는 형태로 공간을 확보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공을 향해 달려오던 보야니치의 이동 경로와 겹쳤다.
오히려 측면으로 각도를 열어주는 방식이었다면 선수의 진행 동선을 확보하면서도 경기 상황을 충분히 관찰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물론 순간적인 판단이 필요한 장면이었기에 완벽하고 기민한 대응은 쉽지 않았으리라 보여진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심판의 움직임이 경기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관성에 대한 논란
그리고 또 하나의 논란은 판정의 일관성이다.
축구 규정상 심판이 경기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는 경기를 중단하고 드롭볼로 재개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공의 점유권이 바뀌거나 유망한 공격 기회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번 장면 역시 울산이 공격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심판과의 충돌로 공을 잃었고, 그 직후 전북의 역습이 시작됐다. 충분히 드롭볼 재개를 고려할 만한 상황이었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더욱 의문인 부분은 후반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심판이 직접 경기를 중단하고 드롭볼을 선언했다는 점이다. 같은 경기 안에서도 기준이 달랐다는 인상을 남긴 것이다.
오심의 여부보다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더 큰 논란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참고]
- 축구 규칙서에는 선수와 심판의 충돌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VAR은 왜 개입하지 못했나?
팬들이 가장 답답함을 느끼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VAR은 명백한 오심을 바로잡기 위한 제도다.
하지만 현재 규정상 심판과 선수의 충돌 자체는 VAR 개입 대상이 아니다. 즉, 충돌 이후 골이 나왔더라도 VAR은 이를 되돌릴 수 없다.
이러한 점들은 현 규정상 맞는 운영일 수는 있다. 그러나 경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상황이었음에도 어떤 보완 절차가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것은 제도적으로 다시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축구는 인간이 운영하는 스포츠이기에 심판 역시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실수가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최소한 이를 검토할 장치는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본다.
먼데이 브리핑 패싱
아쉬움은 경기 후에도 이어졌다. K리그는 매 라운드 논란이 된 판정을 설명하는 '먼데이 브리핑'을 운영하고 있다.
심판 판정의 근거를 공개하고 팬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이다.
하지만 이번 라운드에서는 해당 브리핑이 진행되지 않았다. 대한축구협회의 청문회 일정 등 여러 행정적인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팬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설명이 필요했던 순간에 설명을 듣지 못한 셈이다.
스포츠에서 판정은 언제든 논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논란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묵이 아니라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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