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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순위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 2위를 두고 치뤄진 HLE과 T1의 경기가 8월 23일(일)에 펼쳐졌다.

그래서 오늘은 해당 경기에서 보여준 양팀의 밴픽과 그에 담긴 의도를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1세트 밴픽

1세트에서 T1은 바텀에 힘을 실어 후반까지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조합을 선택했고, HLE은 미드 라인 주도권을 바탕으로 강가 교전을 적극적으로 바라보는 조합을 구성했다. 여기에 제이스를 픽하며 탑에서도 강력한 라인 주도권을 확보했다.

 

상대적으로 조합이 무난한 쪽은 T1처럼 보였지만, 첫 강가 교전의 결과에 따라 경기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던 만큼 실제 경기 내용을 쉽게 예측하기는 어려웠다.

 

세트 전체를 놓고 보면 T1이 HLE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결하고 운영하기 쉬운 조합이었다. 반면 HLE은 바텀 조합의 상성이 불편했기 때문에 초반을 무난하게 넘기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1세트 경기 요약

HLE은 이러한 불편한 구도를 카나비의 리 신 3레벨 바텀 갱킹으로 뒤집으려 했다. 그리고 이 시도는 크게 성공했다.

바텀에서 주도권을 확보한 덕분에 HLE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편안하게 초반 라인전을 풀어갈 수 있었다. 이후 알리스타가 6레벨을 달성하면서 바텀 구도는 더욱 크게 기울었다. 이즈리얼은 이 과정에서 연속으로 두 차례 다이브를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고, 아이템 격차 역시 점점 벌어졌다. 이는 초중반 강가 교전에서 T1이 연이어 패배하는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T1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분경 바론 주변 강가에서 교전이 발생했을 때, 크산테의 점멸과 오리아나의 궁극기를 활용하며 T1이 손쉽게 한타를 승리하는 듯한 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제카의 카시오페아가 오리아나의 충격파에 휩쓸리는 순간에도 궁극기인 석화의 응시를 선입력해두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카시오페아의 궁극기에 T1의 주요 챔피언들이 연달아 적중했고, 그 결과 오히려 리 신의 트리플 킬이라는 변수로 이어졌다.

 

돌이켜보면 해당 한타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크산테의 텔레포트 위치였다. 크산테가 전장과 다소 떨어진 위치에 합류하면서, T1은 크산테가 전장에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전선이 조금씩 밀려났다. 결국 크산테가 혼자 진입하는 형태가 만들어졌고, 이는 한타의 결과를 더욱 불리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했다.

 

- 1세트 : HLE 승

 

2세트 밴픽

2세트 경기는 결과론적으로 루시안, 밀리오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달랐던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그 동안 라인전 최강 조합으로 불리우던 루시안과 밀리오를 풀고 HLE은 코그모와 룰루로 응수하려 했다.

 

후반에는 T1은 밸류 픽으로 오공과 그웬을 픽한다. 그리고 그웬을 본 제우스는 오랜만에 '케넨'을 꺼낸다.

 

 

2세트 경기 요약

출처 : 치지직(LCK)

 

HLE의 예상과 달리 루시안-밀리오 조합은 역시나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초반부터 3킬을 몰아먹으며 바텀에서 확실한 상수 역할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루시안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판테온과 케넨, 신드라로 구성된 HLE의 상체가 큰 활약을 하며 1세트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승리를 갈망했다.

 

그 밖에도 모든 라인이 구도대로 흘러갔다.

케넨은 무난하게 그웬을 상대로 라인 주도권을 가져왔고, 결국 2세트에서 그웬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여기에 신드라는 페이커의 라이즈보다 한발 빠르게 로밍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갱 호응까지 보여줬다. 라이즈가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하기도 전에 게임의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것이다.

 

출처 : 치지직(LCK)

 

이번 시리즈의 POM으로 선정된 카나비 역시 이러한 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라이즈와 그웬이 사이드로 움직일 때마다 케넨과 신드라의 스킬 연계에 맞춰 궁극기 ‘거대 유성’을 적절하게 활용했고, 이를 통해 상대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억제했다.

 

결국 HLE은 상체의 연이은 무력을 보여주며 T1에게 반격의 여지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T1 입장에서는 2세트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올 시즌 최악의 무기력함이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T1이 바텀을 강하게 가져가는 구도로 진행할 것이라면 적어도 탑에서 같이 텔을 타줄 수 있는 픽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말은 즉 버틸 수 있는 픽을 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약 인게임적으로 케넨의 텔레포트에 대한 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건 또 규격 외의 문제인 것이다.

 

- 2세트 : HLE 승

 

마치며..

T1의 경우, 이 정도 경기력이라면 더 이상 상대가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다. 냉정하게 탑을 유기하는 픽을 주든 첫 강가 교전에서 승리하는 플랜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아 보인다.

 

반면 HLE는 체급을 비롯해 경기 템포를 올리는 속도가 매우 빨라 지금의 폼을 유지한다면 더 높은 곳을 바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T1과는 밴픽 철학이 다른 상위권 팀들이 카나비와 제카를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지켜봐야 할 요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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