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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_✿

나는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 환자다.

by 감설이네 2024.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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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 병을 처음 알게된 것은 2019년 쯤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사무실에 앉아 엑셀 파일을 열었는데 뭔가 이전에 느끼지 못한 다른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었다.

     

    각종 표와 차트들에 그어진 선들이 지렁이 마냥 꾸불꾸불하게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모니터가 이상한 줄 알았다. 정말 나에게 이상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을까? 그제서야 현실을 마주하게 된 나는 근처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그 때 처음 나는 '중심장액 맥락망막병증'이라는 병명을 처음 듣게 되었다.

     

    중심장액 맥락망막병증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을 중심으로 망막의 후극부에 액체가 축적되면서 황반부에 부분적인 망막이 박리되는 질환이라고 알려져있다.

     

    내게는 너무나도 생소한 병이었고 심하면 시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다는 말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만 유발하는 녀석이 되었다. 물론.. 지극히 낮은 확률로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고는 하나 큰 기대는 어렵다는 말도 함께 해주셨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얼만의 시간이 흘렀을까? 처음과 다르게 급격히 눈 상태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다음 번에 찾아온 증상은 시야가 어두워지고 사물의 색이 평소와 다르게 보이는 현상이었다.

     

     

    증상 1 - 그림자가 생김

    설명을 돕기 위한 예시 이미지

     


    위 이미지와 같이 정 가운데가 갑자기 무언가에 가려진 것처럼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어두워지고 색이 바래진 것처럼 더 이상 내가 알던 색으로 구분하기도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거기에 물 한방울 떨어뜨린 것처럼 눈 안에 물이 굴러다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증상 2 - 색의 변화

    그냥 어두워지는 것을 떠나 어느 순간부터 신호등 색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특히나 노란색이 녹색과 유사하게 보여서 마음을 졸이는 경우가 많아졌고.. 그 시간을 뒤로 나는 한 동안 운전을 하지 않게 되었다.

     

     

    치료 방법

    병원에서 내려진 치료 & 처방은 에테론정 50mg 약 복용과 함께 아바스틴 주사가 전부였다.

    근데 정말 참담했던 것은 이 처방전들이 회복을 위한 처방이 아니라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함이라는 것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이미 어느 정도 처방을 한 뒤였기에 그야말로 현타가 왔다. 하지만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던지라 스스로 많은 것을 내려놓은 시기였던 것 같다.

     

    개선되지 않음을 알게된 나는 바로 처방을 중단했다.

     

    * 요약 : 회복이 아니라 현상 유지에 가까운 처방이다.

     

     

    추가 치료 방법 1 - 휴식

    치료를 반복하는 동안 약해진 신체 만큼이나 마음도 약해지고 있었다. 비록 주변에는 태연한 척 하고 있었지만.. 그 당시 내 마음은 썩을대로 썩어 있었다.

    내가 잘못한거라고는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오는 동안 나를 돌아보지 못했다는 것인데.. 이제 좀 살만하니(?) 바로 다음 시련을 내린다니.. 누군가를 잡고 탓하고 싶은 심정이 그득했다.

     

    하지만 이대로 다 내려놓기엔 뭔가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조금은 더 할 수 있는 걸 해보기로 했다.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다니던 회사도 곧장 휴직하고 스트레스를 최대한 멀리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해보았다.

     

    1. 규칙적으로 충분한 수면

    2.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

     

    사실 별거 없지만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나서는 직장인들에게는 별거인 내용일 수 있다. (그렇기에 휴직을 선택한 것이다...)

     

    위 내용을 진행한 이후 비록 경제적인 압박은 발생했지만 이 방법은 조금의 효과가 있었다. 잘 자는 것 만큼이나 눈에 대한 피로도가 확연히 다르게 느껴졌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피곤 한 날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시야 정 중앙에 그림자가 더욱 짖어졌다.

     

    * 요약 : 신체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면 도움이 된다.

     

     

    추가 치료 방법 2 - 레이저 치료

    그러기를 반복하며 추가 치료 방법을 검색하고 찾아다녔다.

     

    대학병원 의사에게 듣기로는 레이저 치료가 가능한데 '영남 지방'에는 시설이 없다고 한다. (정확히는 1대가 있는데 고장이었다고 함) 그래서 레이저 치료가 가능한 곳을 알아보았지만 이번에는 현 컨디션으로는 치료를 시작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고 한다.

     

    좀 더 자세히 들어보니 필자는 정중앙(눈의 검은 부분)에 발병하여 아무리 섬세한 레이저 치료 기술이라 할지라도 눈에 직접 쏘게되면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다.

     

    *요약 : 사람마다 치료가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결국 할 수 있는 방법은 본인 스스로를 좀 더 아껴주는 방법 밖에 없었다.

    규칙적인 패턴을 반복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이제는 일도 함께 병행할 수 있게 되었다. 확실히 예전에 비해 시력이 많이 저하되며 불편한 점이 많아졌지만 그렇다고 일상이 어려운 수준까지는 아닌 것 같다.

     

    혹시라도 필자와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이 글을 보게 된다면.. 당장은 많이 힘들고 어렵겠지만 최대한 신체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도록 노력하며 다양한 방법을 통해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TMI)

    1. 해당 병이 발병한 이후 정상적인 한 쪽 눈으로만 보는 습관이 생겼다. (색을 비교하기 위함)

    2. 현재에는 운전도 곧잘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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